강석훈 율촌 대표 "신뢰·자율·화합 아래 일류 로펌으로…세대 교체도 속도" [thebell interview]"유연성·효율성 극대화 통해 변화 대응할 것"
김예린 기자공개 2025-02-17 08:15:05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15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뢰·자율·화합. 율촌이 화두로 꼽는 키워드 3개입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일하고 화합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류 로펌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올해 단독 대표에 오른 강석훈 변호사(사진)의 포부다. 나날이 일류로서 가치와 의미의 수준을 높여나가면 양질 모든 측면에서 1등이자 일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
신념의 가치는 실적으로 입증됐다. 국내 대형 로펌 가운데 가장 늦게 출범했지만 가파른 성장세로 매년 신기록을 세웠다. 2020년 2000억원대였던 매출이 2022년 3000억원을 넘겼고, 2023년 32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37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초기 조세, 공정거래에 특화된 로펌에서 기업자문, 인수합병, 지식재산(IP), 송무 등 다방면에서도 기념비적인 사건을 수임하며 역량과 명성을 쌓아온 점이 토대가 됐다.
강 대표가 꼽은 율촌의 핵심 경쟁력은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유연함이다. 기존 공동 대표 체제에서는 균형과 견제를 통한 안정화가 최우선이었다면, 1인 대표 체제에서는 추진력과 효율성에 방점을 찍어 율촌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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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 로펌을 위한 발판 마련하겠다"
강 대표 체제 돌입은 모든 파트너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파트너 90여명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난해 7월 대의원으로 구성된 TF를 꾸렸고, 대의원들은 소속 집단 파트너들의 의견을 대변했다. 모든 절차를 거쳐 선정된 단독 수장이 바로 강 대표다.
그는 서울 강남 율촌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파트너들이 모인 자리에서 신뢰와 자율, 화합의 가치가 실현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매출 등 정량평가에서의 1등이 아니라, 업무 퀄러티 등 질적인 측면에서 구성원과 고객 모두 만족하는 일류 로펌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로펌은 개별 변호사들이 고객을 만나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자율적인 조직”이라며 “대표는 변호사들이 일을 잘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기본 책무로, 행복한 일터를 강조하고 독려하는 리더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새 비전으로는 가치 성장을 제시했다. 기존 비전은 '정도'와 '공동체'다. 정도와 경제적 이익이 충돌할 경우 정도를 더 중시하자는 의미로, 해당 비전 아래 급성장하며 매출 기준 로펌 4위까지 올라왔다. 다만 대형 로펌마다 정체기를 거친다. 율촌이 이 흐름을 피해가려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지난해 초 가치 성장을 비전에 추가하고 가치성장위원회를 설립했다.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 추구를 조직의 새로운 화두로 삼겠다는 취지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효율성·유연성 강화
단독 대표 출범 배경에는 유연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도 깔려 있다. 법률 및 자본시장 상황이 수시로 변화하는 만큼, 신속한 의사결정 아래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판단이다. 실제 율촌은 후발주자로서 새 영역을 개척하고 사회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사세를 확장해왔다.
예컨대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탈원전 기조에 맞춰 조직을 꾸리고 교육·영업 등에 투자한 결과 현재 국내 전체 원전 프로젝트 가운데 80%를 자문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7·8호기 설계 계약,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설비 개선 사업 등을 따내는 과정에서도 율촌이 자문을 맡았다.
그는 "올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부터 선제적으로 구성한 '율촌 트럼프2.0대응센터'를 앞세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변경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 재출범에 따른 변화,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환경 규제 등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해 인공지능 개발 및 상용화, 인프라 등 전 밸류체인에 대응하는 전사적인 TF도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책무구조도 분야도 드라이브를 건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주요 업무 최종 책임자를 사전에 특정해,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조직에 떠넘길 수 없도록 하는 제도로, 올해 정부가 실행을 본격화했다. 강 대표는 “지난해 내부통제시스템 미흡에 따라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문제가 대두되면서 책무구조도가 시행됐다"며 "이에 대응해 내부통제컨설팅센터를 만들고 신규 인력을 채용한 만큼 해당 컨설팅 업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M&A 거래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드러냈다. 금리 인하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고, 2023년과 지난해 대형 하우스들의 신규 블라인드 펀드 결성으로 드라이파우더가 풍부한 상황이라는 점에서다. 대기업들의 사업 개편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조정 관련 M&A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율촌은 최근 IMM 컨소시엄의 에코비트 인수, 스틱인베스트먼트·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의 티맥스소프트 투자, MBK파트너스 지오영 인수 등 조단위 딜 자문을 맡았다.
◇세대교체도 방점, 율촌 3.0 출범 기반 확보
임기 내 그에게 주어진 또다른 과제는 세대교체다. 이미 각 부문장을 그룹대표로 승격시키는 동시에 연령대를 70년대생으로 낮췄다. 공동대표 체제였을 때는 대표들의 역할이 보다 많았다면, 앞으로는 전반적인 경영은 강 대표가 맡되 부문별 실무 관련 의사결정은 그룹대표들이 적극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다른 로펌들의 정년은 60세지만 율촌은 65세로 더 길어 기존 부문장들이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았고, 세대를 낮추는 게 좋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조직마다 가장 활발하게 일하고 신뢰를 받는 리더들을 그룹대표로 선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해 핵심 전략은 신산업 발굴과 산업별 전문팀 다양화, 부서간 협업 강화를 통한 조직 혁신이다. 그룹대표들의 자율성을 강화하면서도 언제든 TF를 꾸려 협력할 수 있도록 주기적 소통 창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별 전문팀의 경우 종적이던 조직구성을 횡적으로도 활용하겠다는 차원에서 적극 추진 중이다. 그는 "금융 등 특정 섹터와 관련해 책무구조도와 같은 금융 규제 대응부터 송무, 조세, M&A 등 다양한 법률자문이 필요하지만 그간 각 부문에서 별도로 진행해왔다"며 "각 조직마다 특정 섹터를 담당하는 인력이 포진돼 있는 만큼, 이들을 합쳐놓고 시너지를 내겠다는 차원에서 산업별 전문팀 신설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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